
방콕 라농시장 가던길의 골목길
쓰나미가 훑고 간 후 뱃머리에서 본 피피섬
가끔 나는 피피섬에 가는 꿈을 꿔
그곳은 정말 멋진 곳이었지
비가 오는 날이면 더욱 더 그리운 나의 아름다웠던 피피
언제라도 다시 한번 가볼 수 있겠지 ...
라농시장의 한적한 골목길은 새벽 시장의 활기찬 모습을 이미 잠재워 버린 오후에서야 묘한 감정을 드러내 보여
준다. 한낮 더위는 사람을 물러가게 하고 거리는 조용하다. 나는 한참을 앉아 생각에 빠져 있었다. 혼자서 여기에
무엇을 하러 왔던 것일까. 일행은 팡야만으로 떠난 지 오래다. 낯선 지도 한장을 오래도록 쳐다본다. 어딜가야 하
지 ? 어디에든 아는 곳은 없다. 그냥 발길이 이끄는대로 가보기로 한다. 이 시간대의 골목길은 여름날 여느나라와
다름없이 조용한듯 활기차다.

골목길에서 만난 여자아이
그 골목길에서 한 아이를 만났다. 그늘이 가라앉은 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세번이나 인사
를 건네 겨우 승락을 얻어 찍은 사진이다. 수줍음이 어찌나 많던지 보일듯 말듯한 미소가 매력적인 꼬마 아가씨였
는데 가볍게 손짓으로 말을 건네며 헤어지고 돌아오던 길에 마음은 한결 맑아짐을 느낀것 같았다.
5년 전 방콕에 들렀을때 피피섬만 일박으로 둘러본 후 내내 방콕 시내에 머물렀다. 말그대로 방에 콕 박혀 이따큼
배가 고플때 빼고는 출입도 거의 삼가하고 창문가에 비스듬히 앉아 끊임없이 생각하고 생각했다. 때로는 미친 듯이
습기 가득한 거리를 쏘다니기도 했다. 서른 셋, 구원의 주 예수는 인간의 죄를 씻고자 육체를 희생하사 사흘만에 부
활하셨고 작가 최승희는 서른 셋의 팡세로 까까머리 중학생의 머릿통을 후려 갈겼다. 그 나이가 되기 전 뭐라고 해
야 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는 그때부터 조급해져 있었을 것이다. 꽤나 절망스러웠던 서른 셋, 그때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도시를 빠져나왔는지 기억조차 나지도 않는다. 다만 혼잡하고 사람들이 뒤엉킨 방콕의 도시에
서 읽었던 책 빈공간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써 있었다.
" 어디에서고 삶은 영속성을 지닌다......" 아마 용기를 얻었던 것도 같다. 지금 멀쩡히 잘 살고 있는 것을 보니 말이
다. 삶의 영속성은 다만 인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말이다.








